숏폼 중독 ‘뇌 썩음’ 사회… 자주 보면 충동 조절하는 힘까지 약화
작성시간 : 2025-06-17(09:18) / 작성자 : 책나무 관리자
아이부터 어른까지 유튜브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넘나들며 즐기는 숏폼은 이미 우리의 일상으로 당연하게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숏폼 중독과 SNS 과의존이 전두엽을 취약하게 만들어 나중에 되돌리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뇌 썩음은 작년 옥스퍼드사전에서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단어로, 과도한 정보나 자극적인 정보가 빠르게 뇌를 채우면서 발생하는 인지 저하 기능이다. 실험에 따르면 숏폼을 보는 뇌는 매우 빠르게 활성화되며 계획과 문제 해결, 충동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전두엽이 특히 활성화된다.
문제는 자극이 입력되고 빠르게 쾌감을 주는 방식을 반복하면서 중독성과 함께 뇌에 자극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경우 긴 시간 동안 집중을 요하는 복잡한 정보 처리를 할 수 없게 되고, 충동 조절이 심각하게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뇌는 더 위험하다. 뇌의 전두엽 부위는 뇌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발달하는 부위로, 사춘기 시기에 비로소 완성된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뇌가 행위 중독에 취약해져 성인이 되어서도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망가진 뇌가 되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보상이 빨리 주어질수록 그것을 추구하는 행동을 반복한다. 1분 남짓한 영상으로 쾌감을 느낀 경우, 그것을 뇌가 더 요구하면서 몇 시간씩 새로운 자극을 찾아 숏폼을 보는 것이다. 홍순범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역시 “청소년기에는 ‘뇌의 재배선(brain rewiring)’이 활발하게 일어나, 많이 사용하는 네트워크는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건 도태된다”며 “만약 숏폼·SNS에 의해서만 도파민을 얻을 수 있는 상태로 뇌가 구축되어 버리면 나중에 되돌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시기가 더 빨라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3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령별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 비율은 중학생 42.1%, 고등학생 36%, 대학생 35.4%, 초등학생 35.2%였다. 뇌가 발달해야 하는 시기에 스마트폰에 과의존하여 충동 조절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숏폼 중독은 전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두엽의 활성화를 위해 숏폼을 의식적으로 멀리하고 SNS를 제한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